이종송은 여러 장소를 찾아다니며 천연 안료로 풍경을 그린다. 히말라야와 실크로드에서부터 제주와 퇴촌 등에 이르기까지, 그는 그 장소가 지닌 자연 현상을 자신의 내부에 투과시켜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재구성한다. 제주 숲에서 시작한 작업이 퇴촌 인근 오래된 나무들로 이어져, 이번 전시에서 <동림이상(同林異想)> 연작으로 소개된다. 대형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는 큰 나무는 오랜 세월을 살아낸 생명을 상징한다. 제각기 다른 형상으로 뻗어 가는 가지들이 모여 서로 어우러지며 하나의 큰 생명을 이루고 있다. 가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과 풍경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나무 주변으로 시선을 확장시킨다. 그의 작업은 항상 현장에서 출발한다. 장소가 지닌 공기의 온도, 빛, 소리 등 현장에서만 감각하고 해석한 지점을 스케치에 담아내는 것이다. 이후 작업실에서 스케치 속 현장의 감각이 여러 겹의 안료를 통해 화면 안에 천천히 자리 잡는다. 이번 전시에서는 현장 스케치와 대형 작품을 나란히 선보임으로써 현장에서 포착한 날것의 감각이 거대한 회화로 변환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.